제목 | [그린 아시아] '생명의 빛 2014' 태풍이 할퀴고 간 필리핀에 번진 '희망의 빛' | 2016-04-07 |
---|---|---|
2013년 11월, 필리핀에게 재앙를 몰고 왔던 최대 풍속 시속 379km 슈퍼태풍 하이옌을 기억하시나요? 태풍 하이옌은 15조원이 넘는 규모의 경제적 피해를 입히며 사상 최악의 기후변화재난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UN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보고서에 의하면 1,300만 명에 달하는 필리핀 주민이 태풍 하이옌의 피해를 입었으며 이 숫자는 필리핀 인구의 10% 이상이었습니다. 또한, 43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그 중 대부분이 생활터전을 잃고 대피소 이외의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필리핀 중부에 위치한 레이테(Leyte)섬은 하이옌으로부터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지역으로, 이 섬의 타클로반(Tacloban)시에서만 무려 4,400여명의 인명피해를 낳았습니다.이들의 절규를 듣고 세계 각지에서 긴급구호와 지원이 이어지며 점차 많은 필리핀의 지역이 회복되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통이 불편한 작은 섬들과 마을에는 이러한 지원이 도착하지 않았으며, 아직도 이들 마을들은 1년 전 피해를 당한 그 상태 그대로 삶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타클로반시의 바수드(Basud)마을도 그런 지역 중 한 곳입니다. 바수드 마을은 바다를 마주한 울창한 맹그로브 숲 안에 자리 잡은 70가구 남짓한 작은 어촌입니다. 이 마을 또한 하이옌을 피하지 못하고 마을의 99%가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되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두운 부엌에서 등유램프나 양초에 의지해 요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밝지 않을뿐더러 화재의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어머니들은 가족을 위해 요리를 만들어 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현재 대부분의 주민들은 수입도 일정치 않아 양초와 하루끼니도 겨우겨우 구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고기를 잡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저녁만 되어도 어두컴컴해지는 바닷길을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위험해 주민 모두의 걱정입니다. 한창 열심히 공부를 하면서 꿈을 키워나가야 하는 아이들도 학교에 다녀오면 금세 어두워져 집에서의 공부는 말 그대로 ‘꿈같은 일’입니다.
환경재단은 이들이 빛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품고 재기할 수 있도록, 필리핀에서 마을재건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단체 이매진피스 그리고 현지단체인 ECCI와 협력하여 Basud 마을을 비롯한 필리핀의 피해가정에 태양광 전등 200세트를 지원하였습니다.
전등 사용법과 함께 바다를 비롯한 환경 보호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여 주민들이 환경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전달된 태양광 전등은 바로 그날 밤부터 바수드 마을 곳곳에서 빛을 내었습니다.
마을의 아버지들은 태양광 전등을 들고 마을 경비를 돌며 가족들과 주민들이 어두운 저녁에도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도록 든든한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태풍이 할퀴고 지나간 상처는 생활터전뿐 아니라 그들의 마음에도 크나큰 흔적을 남겼습니다. 태양광 전등은 필리핀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다시 일어날 힘을 주는 희망의 빛이 되어줄 것입니다.
* 본 사업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그린피플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