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 베트남 하노이시 탕와이현에 위치한 쿠케마을에서 빗물관리시설의 완공을 축하하는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그 현장으로 떠나기 앞서 베트남에 대해 잠깐 알아보고 가볼까요?
베트남은 긴 국토를 가진 나라로 메콩강을 따라 인도차이나 반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국토가 긴 만큼 다양한 기후를 볼 수 있습니다. 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의 경우 아열대 기후에 연평균 기온은 23도 정도라고 합니다. 베트남의 우기는 5월쯤 시작하여 10월까지 계속되는데요, 연평균 강우량은 2,151mm로 한국보다 무려 2.4배나 많다고 해요. 그래서 베트남 사람들은 물과 비에 아주 친숙하다고 합니다. 저희가 방문했던 기간 동안에도 비가 자주 내렸답니다!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고 풍부한 수량을 갖고 있는 베트남이지만, 베트남 사람들에게 식수 문제는 큰 고민 중 하나입니다.
특히 하노이 남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최근 하노이시로 편입된 쿠케마을의 경우, 제대로 된 상하수도 시설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상하수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수도관이 연결되어 있기만 하면 수도꼭지만 틀어도 물이 콸콸 나오지요. 하지만 쿠케마을에서 물을 쓰기 위해서는 직접 물을 구해야 합니다.
지하수나 우물물도 마음껏 마실 수 없어요. 쿠케마을의 지하수는 천연적으로 비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이는 베트남 수질 기준의 8~10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중금속에도 오염되어 있어 사실상 식수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수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쿠케마을을 가로지르는 누(Nhue)강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쿠케 주민들이 생활용수 및 식수로 사용하는 수원이었어요. 하지만 현재는 하노이에서 무분별하게 배출된 하수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었습니다. 가까이만 가도 악취가 나 식수는커녕 다른 용도로도 사용이 어려워 보였습니다.
<쓰레기로 뒤덮인 누강> <비소로 오염된 지하수>
시중에서 판매되는 생수를 구매할 수도 있으나, 쿠케마을은 주민소득이 매우 적은 동네이기 때문에 생수를 구매할 시 경제적인 부담이 매우 크지요.
그래서 쿠케마을의 많은 가정들은 ’빗물’을 식수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각각 가정마다 빗물을 모아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식수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설의 설계 및 관리 등이 매우 미흡하여 수질의 안전성이 우려가 되고 있으며, 우기에 내린 비를 저장할 공간이 많지 않아 건기에는 수량부족으로 애를 먹기도 합니다.
이처럼 오염된 음용수에 노출되어 있는 쿠케마을의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식수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환경재단은 롯데백화점, 서울대학교 빗물이용연구센터와 협력하여 쿠케마을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각각 12톤, 10톤의 빗물관리시설을 설치하였습니다.
빗물관리시설은 빗물을 모아 활용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시설입니다. 집수의 역할을 하는 지붕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빗물관리시설의 저장탱크에 모아 두고, 물이 필요하면 이 탱크에 저장해둔 빗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쿠케마을에 지원한 빗물관리시설의 경우, 지붕 위에 있던 불순물과 섞이면서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초기 빗물을 따로 거를 수 있는 초기빗물제거장치와 정수장치를 추가로 설치하였습니다. 이로써 더욱 안전한 식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지원한 빗물관리시설을 통해 쿠케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교직원 뿐 아니라 인근 주민까지 약 1,000여명의 쿠케 주민들이 안전한 식수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준공식은 22일, 쿠케 인민위원회 강당과 쿠케 초등학교에서 2부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준공식에는 쿠케마을 주민들과 탕와이현 공무원들도 함께 자리하여 축하해 주었습니다.
쿠케 유치원과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멋진 축하공연도 이어졌습니다.
준공식 전날인 21일에는 빗물관리시설을 설치한 쿠케 초등학교의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빗물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빗물, 빗물관리시설의 원리, 위생 등의 교육을 간단한 실험들과 함께 진행하였는데요, 과학실도, 실험도구도 없는 쿠케 초등학교에서 이와 같은 실험 교육은 처음 이뤄지는 것이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갖고 호응해 주었어요. 쿠케마을 학생들에게 이번 교육은 빗물의 소중함을 알게됨과 함께 학교에 설치된 빗물관리시설에도 관심을 가지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쿠케 마을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마실 물 떄문에 고통 받지 않고, 이제는 물관리시설을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풍요롭게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더 자세한 준공식 이야기는 환경재단 블로그를 참고해 주세요 :>
http://greenfu.blog.me/220076690373 |